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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적자지심(赤子之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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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등록일 |
2007-05-16 |
조회수 |
86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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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지심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사무총장
볼런티어21 운영위원 서수용
맹자(孟子)라는 책에 보면 사람으로서 적자지심(赤子之心)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사람은 모두 착하게 태어나 세상살이를 하면서 나쁜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성선설(性善說) 관점에서의 인식이다. 적자지심이란 때 묻지 않은 타고난 착한마음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어린아이의 마음이 된다. 일전에 서울 강남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학교 현장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야기 골자는 이러하다.
“자신의 반에 부부가 의사며 아버지는 외제차를 타며 강남 일류 아파트에 살고 있는 착한 어린이가 있다. 연례로 열리는 학교 ‘재활용 물품 바자회’에서 그 아이는 아버지 준다고 옷을 어머니 준다고 또 어떤 물품을 샀고, 동생 준다고 인형 따위를 여러 점 샀다. 교사인 자신이 물품을 보고 생각해보니 그 아이 부모가 도저히 입을 것 같지 않은 것들뿐이었다. 더구나 동생 준다고 산 몇 점의 인형들은 분명 ‘귀신스럽다’고 내칠 것이 분명한 물건이었다. 교사는 열심히 물건을 산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처럼 맛있는 음식은 좀 사서 먹었느냐고 조용히 물었다. 이 때 아이는 산 물건을 가슴에 품어 안고 이마에 땀방울을 닦으며, 물건을 사느라 돈을 다 써버려 아무것도 사 먹지 못했다고 천진하게 대답했다.”
이야기를 전한 교사는 그 착한 아이가 너무 순진해서 아주 재미있었다며 이야기를 전했다. 그날 저녁 그 부모가 물건을 사들고 온 아이를 어떻게 대했을까 예견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 이야기를 좀 음미해보면, 우리는 아이를 아이답게 가르치기보다는 너무 어른의 기준으로 재단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사회가 이 아이들과 같은 천진한 마음을 잘 길러 가진다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생각해보았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특히 아이가 동생(同生)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것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동기(同氣) 동생(同生)이란 단어의 한자(漢字) 글자의 어의(語義)를 생각하다 송강 정철 선생이 지은 고시조 한수(訓民歌)를 떠올렸다.
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보아
뉘 손에 태어났기에 모습조차 같타신가
한 젖 먹고 자랐으니 딴 마음 먹지 마라.
동생을 생각해 그 맛있는 주전부리 사먹는 것까지 참아가며 장난감 여러 개를 산 그 마음, 맑은 영혼의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마음이 곧 자원봉사자의 마음이다. 이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가정의 달 오월에 한번 읊조려볼만한 시조가 아닐까?
- [한봉협 뉴스레터] 2007.05.vol.4 / 칼럼 - |
